1970년대만 해도 웬만한 시골에서는 닭을 닭장에 가두지 않고 동네방네 마음껏 돌아다니게 하며 놓아서 키웠다.

시골 촌닭은 이곳 저곳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먹이를 찾아서 배불리 먹어 살도 토실토실한데다, 운동량이 많아 양은 솥이나 가마솥에 푹~ 고아서 먹는 맛은 그만이었다.

시골 촌닭은 닭장에 가두지 않고 동네 곳곳을 휘돌아치게 키우는 바람에 암탉과 수탉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눈이 맞으면(?) 사랑을 나누는 것이 요즘 양계장 닭들이 감히 누릴 수 없는 특권이었다.

그리고 해거름녘이면 어김없이 주인집에 돌아와서는 정해진 둥지에다 달걀(유정란)을 낳는다. 시골 촌탉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온기가 채 가시기 전에 가져다가 달걀껍질이 깨지지 않도록 해서 흰자와 노른자를 빼내 먹고는 빈 달걀 속에다가 쌀을 가득 채워서 밥을 지을 때 솥 안에 넣고 밥이 다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꺼내 먹는 맛을 기억하면 지금도 입안에 군침이 돌게 한다. 여기까지의 시골 촌닭 이야기를 이해한다면 정말 시골 출신 촌닭(?)이다.

지난 23일 하루 시골에 볼일이 있어 고향인 충북 영동군 상촌면에 들렀다가 동네방네 돌아다니도록 해서 키우는 진짜 시골 촌탉을 발견하고 디카에 담았다.

풀섶에서 먹이를 찾기 위해 발걸음을 옮겨놓는 시골 촌닭은 순하디 순하고 살이 토실토실하게 오른 암탉이었다.

닭 한마리 정도는 없어져도 게의치 않았던 후한 시골 인심속에 자란 개구장이 시절이라면 돌멩이에 손이 먼저 가거나, 냅다 쫓아가서 덥석 잡아 찰진 흙을 잔뜩 발라 모닥불 속에 넣어 도자기 굽는 식으로 즉석 닭요리를 해서 먹던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지금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고, 실제로 그랬다가는 철창행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오랜 만에 만나는 시골 촌닭이 그래서 무척이나 반갑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