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위해서라면 1년 예산 약 1조2천억원(내년도 부천시 예산 예산 1조1천439억원) 중 인건비와 같이 반드시 써야 하는 예산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초등학생 5,6학년의 무상급식을 위해 투자하는 46억원, 한번 투자해 볼만한 정도의 비용이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준영 한국노총 부천지역지부 의장(이하 부천노총 의장)은 어제(28) <더부천> 자유게시판에 ‘무상급식과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통해 초등학교 무상급식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김준영 부천노총 의장은 “최근 부천시에서 무상급식 시행과 관련해 의견 차이가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노동자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부천시는 전국 최초로 설립된 노사정협의회 10년을 평가하고, 진정한 지역 거버넌스의 모델로 부천지역노사민정협의회를 발전시키기 위해 부천시의 노동시장 정책과 경제정책을 고민하고 의결하고 집행하는 협의회로 규정하고 조례 개정까지 하는 결실을 맺었고,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노동부로부터 지자체 중 가장 우수한 노사민정협의회를 운영한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현실은 노사민정협의회가 당장 결정하거나 할 수 있는 노동시장정책과 경제정책과 관련한 의제가 우수한 노동자를 양성해 기업에 업무 효율을 올리려는 직업훈련과 취약계층에 대한 취업알선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시행할 수 있는 노동시장과 경제정책에는 한계가 있고, 아직까지 지자체가 그러한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한 현실의 반영이고, 노사민정협의회의 결정을 부천시민들이 신뢰할 정도로 다양한 사업을 통해 부천시민들께 아직까지 믿음을 주고 있지도 못하다”고 솔직히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부천시 노사민정협의회는 부천시장이 의장을 맡고 있고, 중앙부처인 노동부 부천지청장이 부의장, 그리고 부천지역 노사 대표와 시의원 2명, 부천지역 대학 총장 2명, 지역 노동시장 경제정책을 함께 고민할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어 여기서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부천시민 전체의 공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부천시의회에서도 충분히 동의받을 수 있는 결정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노사민정협의회의 결정이 부천시민에게 사회적 합의로 인정되고 존중되는 날이 꼭 올 것”이라고 했다.

김준영 부천노총 의장은 이어, 부천지역의 노동시장을 이렇게 진단했다.

“부천은 인근 서울, 인천에 비해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이 낮고, 심지어 김포지역보다도 임금이 더 낮은 도시이며, 금형산업 육성을 위해 부천시가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전국에서 금형 가격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장은 또 “부천지역 노동자들의 임금이 낮다 보니 우수한 인력이 부천을 떠나고, 우수한 인력이 없다보니 금형 중 부가가치가 낮은 금형들만 괸내 기업들이 수주하고, 부가가치가 없다보니 사람에 대한 투자가 미약한 악순환의 고리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이런 이유로 무작정 기업들 보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 이유로 부천노총에서 위탁 운영하는 부천시근로자종합복지관의 취업센터의 알선 사례를 예로 들었다.

취업알선을 하다 보면 남성노동자들 중 검단지역에 기업에 면접을 권하면 희망급여에서 15만~20만원은 더 받아야 직장을 다닐 수 있다고 하고, 여성노동자들은 버스 환승제도가 시행되기 전에는 집에서 버스를 2번 타고 다녀야 한다는 이유로 교통비 부담 때문에 면접부터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하는 분들은 일부 있어도 버스를 2번 타고 다니는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분들은 별로 없는 것은 버스 환승제도가 기업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검단보다 다소 낮은 임금을 받더라도 부천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노동자가 있다는 것은, 검단보다는 인력수급에 있어서 부천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업종 특성상 저임금 때문에 노동자를 찾기 어려운 업체는 버스환승제가 인력수급의 문제를 일정부분 해결해주어, 부천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조금 더 다가간 것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

그러면서 그는 “초등학생 무상급식의 문제도 노동시장 정책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부천이 진정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되려면, 우수한 인력이 많은 도시가 돼야 한다”면서 “극단적인 예로, 부천이 열심히 직장만 다니면 주거문제와 자녀들의 교육비 걱정은 안해도 되는 도시라고 한다면, 부천지역 노동자들은 다른 도시 노동자들보다 훨씬 적은 임금을 받고도 직장을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어떤 도시는 초등학생들의 급식비가 무료인데, 부천은 급식비를 월급으로 해결해야 한다면 우수한 노동력이 부천에 머무르도록 하는 경쟁력에서 뒤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부천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46억원에 달하는 초등학생 5,6학년의 무상급식을 위해 투자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준영 부천노총 의장은 “부천이, 직장을 구하려는 사람이나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직업훈련을 받기에 가장 좋은 도시, 직장을 다니면 주거걱정을 안 해도 되고, 교육비 걱정이 없는 도시라는 평을 받는 도시, 우수한 인력을 보고 기업들이 몰려드는 도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준영 부천노총 의장 개인 홈페이지(www.kimjy.netㆍ바로 가기 클릭)에는 한 노동가의 소박한 가족사랑이 듬뿍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