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필원고 15만장 기탁 허영만 화백 10문 10답
(재)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이번 허영만 화백의 육필원고 약 15만장 기탁과 관련, 10문 10답을 소개했다.
-이번에 진흥원에 기탁하는 자료는 육필원고 약 15만점이라고 들었다. 어떤 작품들이 들어오며 누락된 작품은 무엇인가. 그리고 가장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과 그 이유는.
=(기탁되는 육필원고는) 대부분 중기, 후기 작품들이며 초기작품은 출판사가 없어졌거나 보관 소홀로 없어진 상태다.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은) 아무래도 데뷔 첫해 ‘허영만’ 이란 이름이 있게 한 <각시탈> 입니다.
(*초기작= <동래학춤>, <태양을 향해 달려라>, <무당거미>, <변칙복서>, <쇠퉁소> 등. *중기작= <오! 한강>, <날아라 슈퍼보드>, <세일즈 맨>, <아스팔트의 사나이>, <비트> 등. *최근작= <타짜>, <식객>, <사랑해> 등으로 이번에 기탁되는 육필원고는 거의 모든 작품들이며, 1천건은 넘을 것으로 추정.)
- 한 점 한 점 본인의 자식같을 것같은데, 기탁하는 것이 조금은 걱정되거나 서운하지는 않는지.
=제 주위에서 떠난다는 것이 허전하다. 지금까지 제 손으로 보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보관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돈을 넣는 금고같은 곳에 원고를 보관한다고 생각하니 든든할 뿐이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관리하다가 이번에 진흥원에 기탁하기로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지.
=원고 양도 많아지면서 관리가 제대로 안됐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개인 창고에 보관 및 관리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보관을 했는가.
=오동나무통을 50개 만들어서 상자 안에 방충제(나프탈렌)을 넣어 반지하방에서 보관했다. 제습기를 24시간 틀어서 습기는 해결했지만 완전한 보관방법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습도 조절 기능이 있는 오동나무 상자를 별도 제작해서 보관한 점, 제습기를 가동하고 있었던 점, 상자를 바닥면과 벽면에 접촉시키지 않은 점이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지류 특성상 온도와 습도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관리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사진 식자 붙일 때 썼던 접착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누렇게 변하고 있는 것이 제일 큰 문제였다. 또한 반지하방이라는 공간적 한계로 온도와 습도 유지관리가 어려웠다.
-기탁되는 자료들이 향후 어떻게 쓰여지길 원하는가.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없지만 개인박물관이 만들어지면 시대별로 돌리면서 전시할 예정이고,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원고와 그림의 변천사를 만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보여드림으로써 허영만을 알고 있는 독자들께 다시한번 다가갈 생각이다.
-앞으로 원고 외에도, 작품활동을 할 때 수집한 방대한 자료들과 펜촉 같은 화구 등 그밖의 다른 것들을 기탁하실 계획이 있는가. 그리고 이번의 원고 외에 앞으로 나오는 작품들은 보관을 어떻게 할 계획인가.
= 제겐 많은 책과 파일, 그림도구들이 많은데 현재는 쓰고 있으니까 화실에 계속 둘 작정이고 계속 만들어지는 작품은 단행본 출간이 끝나면 부천에 보관할 것이다.
-우리 만화자료들이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사람들에게 여겨지고 활용될 수 있으려면 어떠한 노력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만화인 스스로 만화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하고 세대가 바뀌어도 인정받을 수 있게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 쏟는 정성이 남달라야 한다고 본다. 만화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도시 부천에 항상 빚진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개인 원고 이외에 다른 만화관련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 있다면 그러한 작품들은 허영만 작가에게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 궁금하다.
=평소 만화에 관한 글, 그림책들은 보이는 대로 수집했지만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외국여행 때는 사진집을 빼놓지 않고 모았는데 그곳에 가지 않고 그분위기를 그려낼 수 있는 나만의 자료가 많이 있다.
-발표하는 작품들마다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나중에 독자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만화를 위해 태어난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