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아시아인의 축제, 제15회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이 2일 새벽 1시10분께(한국시간)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15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지난 1974년 이란 테헤란 대회 이후 32년만에 중동에서 열리는 이번 아시안게임은 45개 나라에서 선수와 임원 1만5천여명이 참가해 39개 종목에서 424개의 금메달을 놓고 격돌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이번 대회 37개 종목 832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3회 연속 종합 2위 달성에 도전한다.

◇개막식 이모저모

개막식은, 1995년부터 카타르를 통치하고 있는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국왕이 새벽 1시10분(한국시간) 칼리파 스타디움에 도착하면서 식전행사가 시작됐다.

카타르 국기를 성화로 표현한 데 이어 ‘PEACE(평화)’라는 글씨를 새겼고, 바로 위로 ‘앗 살람 알라이쿰(Al-salam Alaikom·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기를)’이라는 글씨와 바로 아래로는 ‘BE UPON YOU’가 운동장 한 가운데 새겨졌다.

이어, 첨단 장비와 예술 역량을 총동원, 아랍의 문화와 전통을 그려낸 한 편의 서사시를 그려내기 시작했다.

식전행사 주제는 고대 아라비아에서 천문 관측에 사용했던 기기인 ‘아스트롤라베(astrolabe)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었다.

어린 아랍 소년이 ‘열망의 기둥’으로 치솟은 뒤 사막과 바다의 문화가 공존하는 카타르 전통 범선을 탄 주인공으로 변신했고, 진주를 채취하다가 분노한 바다의 괴물에 의해 위기에 처한 주인공을 ‘와이어’를 이용해 6m 크기의 송골매가 구출해 공중으로 힘차게 날아 올랐다.

주인공을 내려 놓은 땅에서 ‘아시아의 경이’가 눈앞에 펼쳐졌다. 실크로드와 거대한 교역선, 수십 종류의 아시아 전통 의상이 선보였고, 현란한 조명이 빛을 발하면서 주경기장 전체는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인도와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등의 전통 복장을 완벽하게 재현했으나 한국의 문화 흔적은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이윽고 아라비아산 말 64마리가 등장해 힘찬 행진을 시작하면서 주인공은 사막으로 귀환했다. 그리고 다시 공중으로 떠올랐다가 땅에 내려와 아랍 과학의 보물 ‘아스트롤라베’를 아들에게 전하면서 미래의 도시를 지향하는 카타르의 내일을 비춰냈다.

남북한 선수단 500여명 동시 입장
식전행사에 이어, 지축을 뒤흔드는 드럼 소리와 함께 기수단에 이어 열전의 주인공인 45개국 선수단이 차례로 입장했다.

영문 알파벳 순서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이 가장 먼저 들어왔고, 7회 연속 종합우승을 노리는 중국이 7번째 입장했으며, 독도 표시가 돼 있는 흰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남북한 선수단 500여명은 카자흐스탄에 이어 16번째로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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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선수단을 이끈 공동 기수는 남한의 이규섭(남자농구)과 북한의 리금숙(여자 축구)이 맡았다. 개최국 카타르는 맨 마지막으로 선수단 행렬의 대미를 장식했다.

개막식의 압권은 역시 성화 점화였다. 보름 동안의 축제를 밝혀 줄 80m 높이의 성화대는 ‘아스트롤라베’(별의 위치와 시간, 경도, 위도를 관측하는 휴대용 천문기구)를 본떠 3차원 구조로 설계됐다.

성화 점화 역시 ‘아스트롤라베’를 이용하여 점화하는 광경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경탄을 자아내게 했다. 높이 80m의 성화대에 불이 붙으면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으면서 ‘오일 달러’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