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作 ‘잉어도’
| AD |
여러분들은 ‘잉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매운탕 입니까? 아니면 산모의 보양식 재료입니까?. 예로부터 지금까지 잉어는 보양식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민화에서 잉어의 의미는 ‘등용문(登龍門)’으로 통합니다. 즉 세상으로 나아가 큰 뜻을 펼친다는 의미입니다.
중국 황하 상류에 있는 용문(龍門)이라는 협곡은 물살이 세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곳에는 하류의 무수한 잉어들이 상류로 올라가 알을 낳기 위해 모이는데, 급류와 폭포 때문에 오르지 못하고 대다수가 떠밀려 내려오는데, 간혹 천신(天神)이 불을 내려 꼬리를 태우면 뜨거워 뛰어오르는 놈도 있습니다. 이렇게 승천한 잉어가 용이 된다는 것이 바로 등용문(登龍門)의 유래입니다.
등용이란 크게 출세했다는 의미로, 이때부터 잉어는 모두 하늘로 뛰어오르는 모습으로 그려졌으며 이를 ‘약리도(躍鯉圖)’라고 합니다.약리도에는 출세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또한 잉어는 또 복(福)을 가져다 주는 물고기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임산부가 잉어 꿈을 꾸면 아들을 낳는다고 하고, 관직에 있는 사람은 크게 출세한다고 하였으며, 사업가는 사업이 크게 번창한다고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 때문에 우리 선조들은 방에 잉어를 그린 그림을 붙여 놓고 과거 공부를 하면서 장원급제를 기원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치르던 창덕궁 영화당 옆 부용지의 축대에는 선비들의 장원급제를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잉어 조각이 있습니다.
한편, ‘효제도(孝悌圖)’라는 민화에서는 효를 표현할 때는 항상 잉어를 그립니다. 이렇게 잉어가 효를 상징하게 된 것은 바로 <오행행실도>에 수록된 왕상의 효행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왕상은 효성이 지극하여 계모가 추운 겨울에 잉어를 잡아오라고 하자 강가로 나가 얼음을 깨자 쌍잉어가 뛰어 올라 계모를 잘 봉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우리나라로 전파되어 잉어는 효자를 대변하는 물고기로 엄동설한에 얼음을 깨고 잉어를 잡아 병든 부모님을 봉양하는 이야기는 전국에 걸쳐 많이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잉어는 등용문을 통과하여 용이 되는 물고기로 주로 선비들 주변에 늘 자리 잡고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연적이나 벼루 등에 잉어의 문양을 넣어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복을 부르는 물고기로 상징되었기에 패물함이나 반닫이 등의 자물쇠를 뛰어 오르는 잉어 모양으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수험생 자녀가 있는 집안에는 수능과 논술에 잇달아 합격하라는 뜻으로 잉어 두 마리가 그려진 그림을 걸어두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