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도 예외가 아니어서 관할 구청인 원미구는 지난달 초부터 부천역과 송내역을 비롯한 원미구 관내 전지역을 대상으로 노점상 단속에 본격 돌입하기로 하고 4개 용역업체와 노점상 단속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3개월간 상시 지속 단속체계로 전환했다.
원미구는 하루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부천역 광장의 노점상 정비를 위해 지난달 초 열린정보장애인협회(회장 김병선)와 8천370만원에 용역 계약을 맺었으며, 송내역 광장의 노점상 정비를 위해 한국산재노동자협회(회장 배대봉)과 같은 금액에 용역계약을 맺고 앞으로 3개월간 단계적으로 정비해 나가기로 했다.
원미구는 또 부천역과 송내역을 제외한 부천종합운동장, 중앙공원 등 관내 나머지 지역들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노점상 정비를 위해 대한민국 고엽제 후유의 증 전우회(회장 황규승)와 한국북파공작원(HID)의 모임인 수행자 산업개발(회장 김선광) 등 2개 단체와 각각 2천780만원에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원미구는 이번 4개 용역업체와의 노점상 정비를 위한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꺼번에 강제 철거하는 몰아치기 방식은 노점상과 용역단속원들간에 물리적 출동이 빚어지는 등 후유증을 낳을 뿐만 아니라 단속 후에는 또다시 철거장소에 노점상이 생겨나는 악순환이 반복돼 오히려 예산만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을 개선하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이에 따라 부천북부역과 송내북부역 광장 일대 노점행위에 대해서는 용역업체로 하여금 노점상과 직접 대화를 하면서 하나 둘씩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는 방식을 채택하는 한편, 나머지 지역의 경우에는 관계공무원이 입회 동행한 가운데 수시로 지역순찰을 돌면서 노점상이 눈에 띄는 대로 현장에서 즉시 철거하는 현장 집행을 통해 노점상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그러나 노점상 단속을 상시 지속적 단속체계로 전환한 것에 대해 부천지역 노점상 연합회에서는 생계 위협에 따른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단속을 해야 하는 행정당국은 단속 방법을 바꿨지만, 단속을 피해야 하는 노점상인들의 저항 및 투쟁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한 게 없는 실정이다.
노점상 단속이 있을 때마다 한쪽에서는 포장마차를 수거해 가려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어떻게해서든지 빼앗기지 않으려는 과정에서 험악한 욕설과 몸싸움 등이 빚어지고 있다.
물론 노점상 단속에 나설 때마다 노점행위가 잠시 중단되는 일시적인 ‘반짝 효과’는 볼지언정, 노점행위를 거리 곳곳에서 항구적으로 사라지게 하는 것은 사실상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일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같은 숨바꼭질식 노점상 단속이 정작 혜택을 보아야 할 일반시민들은 오히려 노점상 단속에 따른 휴유증을 고스란히 떠안으며 불편을 감수해야만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 AD |
부천북부역 광장이나 송내북부역 광장 일대에서 예고없이 이루어지는 노점상 단속으로 인해 격렬하게 저항하는 노점상인들과 용역업체 단속원들간에 대치하는 광경을 보면서 혹시라도 불상사가 생길까 하는 우려속에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며 오고가는 출·퇴근길이 이제는 어느덧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져 “또 노점상 단속을 하나 보다” 식으로 백안시(白眼視) 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가 되고 말았다.
이처럼 수천, 수억원의 예산을 용역업체에 쏟아부으면서까지 노점상 단속을 할 수 밖에 없는 관할 행정당국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노점상 단속에 따른 집단 시위가 오히려 생활의 불편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천시는 지금이라도 당장 부천지역 곳곳에 있는 노점상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기업형 노점상과 생계형 노점상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통해 기업형 노점상에 대해서는 관계공무원이 직접 나서 엄정한 법 집행을 하고 생계형 노점상에 대해서는 시민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노점행위를 하도록 하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만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