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도시보다 더 주장할만한 부천시는 의외로 조용한 편이다. 움직임이 있다면,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부천을 서울특별시로’라고 적힌 현수막을 일부 걸었을 뿐이다.
부천의 행정구역 역사를 되돌아보면, 1914년 처음으로 ‘부천군’ 명칭이 사용되었다. 2023년 현재 109년이 됐고, 부천군에서 부천시로 승격은 1973년 7월 1일자로 올해가 시 승격 50주년이다.(승격일은 7월 1일이지만, 시민의날인 10월 1일에 기념식을 함)
당시의 부천군은 지금의 서울 구로구 고척동, 오류동, 항동, 개봉동, 궁동이 포함되었다.
1941년 소사읍 승격 당시 이들 지역은 행정 계선조직으로 각각 고척리와 오류리라고 칭했는데, 1963년 1월 1일자로 부천군에서 서울 영등포구로 편입되었다. 이후 1980년 4월 1일부터 영등포구가 분구되어 구로구가 되었고 다시 구로구로 편입됐다.
한 사례로, 서울남부교도소는 1949년 12월 27일 현 구로구 고척동에 부천형무소가 개청, 이후 1961년 12월 23일 부천교도소로 명칭 변경, 다시 1968년 9월 18일 영등포교도소로 2011년 구로구 천왕동으로 이전과 동시에 서울남부교도소로 명칭이 변경됐다.(서울남부교도소 연혁 참고)
한편, 오정 지역은 부천군 당시 초기에 상오정면, 하오정면, 주화면으로 있다가 오정면으로 통합됐다. 이때 주화면은 지금의 대장동, 오쇠동, 오곡동이 해당된다.
1963년 1월 1일자 행정구역 개편으로 오정면의 2개 리인 오쇠리와 오곡리가 서울 영등포구로 편입되었고, 1979년 9월 1일자로 강서구가 탄생됨에 따라 오쇠, 오곡이 강서구로 일부 지역은 부천시 고강동으로 편입됐다.
이처럼 과거 행정구역상 관할 지역으로 보나, 현재의 역곡동, 옥길동, 춘의동, 작동, 고강본동, 고강1동, 대장동이 서울과 골목을 사이로 위치하고 있어 부천시도 서울로 편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할 만도 하다.
현실적으로 행정구역을 통폐합하는 데에는 여러 단계가 있어 혁명적으로 할 수는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더욱이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지 30여 년이 되는데 주민 의견 수렴이나 지방의회 의견,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 등이 합을 이루어내야만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지역 주민 의견을 묻는 ‘주민투표’다. 주민투표법 제정으로 중요사항을 주민투표에 부칠 때에는 지역 유권자의 4분의 1 이상 투표와 유효표 과반수 이상으로 찬반을 결정한다.
필자는 이 일이 ‘사돈’을 맺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결혼을 성사시키려면 양쪽이 어느 선에서 합의가 되어야 하지, 일방적인 의견 제시로는 안 되는 것과 같다. 즉 주고받음의 원칙이라고나 할까.
서울시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경기도의 도시들이 편입됐을 때 무엇이 좋아지고 무엇이 부담되는지 판단이 요구될 것이다. 서울의 인구는 점점 줄어 935만여 명, 경기도는 1,360만여 명이다.
먼저 세계 수도 도시와의 경쟁력에서 볼 때, 인구나 면적이 비교 대상으로 위상이 높아질 것이지만 서울 도심의 교통망과 주민 이동 밀집화 그리고 편입 도시의 기존 구와의 재정 수요 증가와 균형 유지 등 한편으로는 서울시가 당면한 쓰레기 매립장이나 쓰레기 소각장, 화장장 건립 입지 선정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편입을 원하는 도시는 서울특별시민이라는 자부심, 학군이 확대되어 실력과 능력만 있으면 강남이던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고 지하철 노선 연장이나 신규 개설로 부동산 가치가 상승되는 기대가 클 것이다.
서울시 편입 이슈에 조용한 부천시는 누구나 다 아는 야당 도시다. 국회의원 4명, 시장, 의장, 도의원 모두 민주당 소속이고 부천시 의회도 민주당 소속 의원이 더 많다.
여당에서 추진하는 일이 실현 불가능하고 내년 총선용이라 해서 또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장이 구청장으로 시의원도 구의원으로 서열상 문제에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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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신도시가 조성되어 인구가 급증하기 전까지 부천은 서울과 인천이라는 대도시에 근접한 위성도시라고 불렸다.
현재는 인구가 80만을 밑돌지만 2013년에는 88만 명까지 증가했다. 향후 인구는 대장신도시와 역곡지역 오정군부대 개발 시 85만 명 정도 유지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 부천이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을 가늠하며 판단해야 한다. 서울시에 편입될 것인가, 109년의 전통을 잇는 부천시로 서울과 인천 양대 도시 사이에서 더욱 강하고 경쟁할 수 있는 부천으로 남을 것인가. 이는 비단 여야 성향의 정치인들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김인규 전(前) 부천시 오정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