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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뽕나무… “버릴 게 없는 나무”
‘잎·껍질·열매·뿌리는 한약재’
나무는 활 만드는 재료로 사용
상전벽해(桑田碧海)… 설자리 잃어  
더부천 기사입력 2014-01-24 09:44 l 강영백 기자 storm@thebucheon.com 조회 6925


초봄처럼 푹한 날씨를 보인 24일 오전 부천시 원미구 심곡1동 주택가에 꽤 오래된 뽕나무가 자라고 있다. 도심에서 뽕나무를 보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201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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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는 ‘신상구(愼桑龜)’라는 교훈적인 이야기가 있다.

중국 오나라 때에 효자가 있었는데 아버지를 간병했으나 백약이 무효였다. 어느 날 오래된 거북을 고아 드리면 병이 나을 것이라는 꿈을 꾼 뒤 바닷가에 갔는데 천년은 돼 보이는 큰 거북을 잡아서 집으로 오던 중 뽕나무 그늘에서 쉬게 됐는데, 거북이가 “젊은이, 자네 효성이 지극하네만 나는 오래 살고 힘센 거북이라 백년을 삶아도 죽지 않네”라고 말하자, 뽕나무가 코웃음 치며 “아무리 힘센 거북이라도 뽕나무 장작불에는 당장 죽는다네”라고 말했다. 효자는 집으로 돌아와 거북을 큰 솥에 넣고 불을 지폈으나 죽지 않자 뽕나무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뽕나무를 베어 장작불로 피우니 거북은 죽고 그 약으로 아버지를 살릴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 뽕나무(桑)와 거북(龜)은 서로 자기의 힘 자랑을 하다가 죽고 말았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쓸데없는 말을 삼가(愼)하라는 교훈적인 뜻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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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뽕나무를 키워 누에를 치고 비단을 짜는 일을 농업과 함께 ‘농상(農桑)’이라 해서 나라의 근본으로 삼았다.

고구려 동명왕 때와 백제 온조왕 때 농상을 권장했고, 초고왕 때는 양잠법과 직조법을 일본에 전해 주었고, 조선 왕조에 들어와서는 왕비가 친히 누에를 치는 친잠례(親蠶禮)가 거행됐으며, 또한 잠실(蠶室)이라 해서 누에를 키우고 종자를 나눠 주던 곳을 따로 설치할 만큼 나라의 귀중한 산업이었다고 한다.

세종 5년(1423) 잠실을 담당하는 관리가 임금께 올린 공문에는 ‘뽕나무는 경복궁에 3천590그루, 창덕궁에 1천여 그루, 밤섬에 8천280그루로 누에 종자? 2근 10냥을 먹일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있다고 하는데, 이 기록대로라면 궁궐이 온통 뽕나무밭이었다고 짐작되며, 이를 증명하듯이 경복궁 안에는 아름드리 뽕나무가 남아 있다.


뽕나무는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는 나무이지만, 요즘엔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되서 점점 설자리를 잃고 흔하게 볼 수 없는 나무로 우리 곁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사진= 부천시 원미구 심곡1동 주택가 뽕나무>

뽕나무는 오디(椹)나무, 백상(白桑), 당상(唐桑), 재배상(栽培桑)이라고도 부른다. 영어로는 ‘Mulberry tree’라고 한다. 학명은 모루스 알바(Morus alba)이며, 속명 모루스는 켈트어로 검은색(mor)의 오디와 잎은 늦게 피어 늦음(delay)의 뜻이 있고, 종명 알바는 흰색의 누에고치를 상기해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1707~1766)가 붙인 이름이다.

뽕나무를 뜻하는 한자 ‘상(桑)’은 나뭇가지에 다닥다닥 붙은 오디 모양의 상형문자라고 한다. 우리말의 유래는 알 수 없다. 다만 뽕나무 열매인 ‘오디’를 먹으면 뽕! 하고 방귀소리를 내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뽕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로, 뽕나무과(Moraceae)에 속하는 낙엽성 활엽교목으로, 키는 10m 정도 자라며 수피(껍질)는 회백색이다.

비옥한 사양토에서 잘 자라며 이식이 용이하다. 번식은 보통 씨를 파종하고 접붙임 해서 옮겨 심는다.

뽕나무는 녹음수로 가치가 있어서 중국의 시경(詩經)에는 '뽕나무 신록은 그늘로써 시원하여 좋다'고 했고, 뽕잎이 무성해지면 연인들의 은밀한 만남의 장소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뽕따러 가세'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건 아닐까.

뽕잎은 어긋나고 달걀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고 날카로운 톱니가 있으며, 누에를 치는 양잠(養蠶) 용으로 사용되며, 뽕잎을 먹고 자란 누에도 약재로 각광받고 있다. 삼겹살을 구워먹을 때 상추 대신에 쌈으로 싸먹어도 좋다.

꽃은 새로운 가지 밑에서 녹황색으로 5-6월에 핀다. 암수 딴 그루로 암나무는 심(椹), 수나무는 치(梔)라고 하며, 수꽃은 긴 타원형이고 암꽃은 넓은 타원형으로 핀다. 뽕나무의 꽃말은 ‘지혜’, ‘봉사’이다.

열매(오디)는 긴 타원형으로 6-7월에 익기 시작해 검붉은색이 되는데, 옛날엔 구황(救荒)식품으로 쓰였고, 소화기능을 촉진하고 변비에 효과가 있으며 마음이 안정되고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오디는 상실(桑實), 상심(桑椹)이라고 하며, 건조시켜 한약재로 쓰며 이뇨 효과와 함께 기침을 멈추게 하고 강장작용이 있으며 기타 여러 질병의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디의 즙액을 누룩과 함께 섞어 발효시킨 술을 상심주(桑椹酒)라고 하며 정력제로 쓰인다고도 한다.

뽕나무 껍질도 상백피(桑白皮)라 하여 약으로 쓰인다.

뽕나무에는 드물게 자라는 귤잎 모양의 낙엽성 '꼬리겨우살이'를 상상기생(桑上寄生)이라 하는데, 임금께 진상한 사람에게 벼슬을 올려줄 정도로 귀한 약재로 쓰인 버섯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오래된 뽕나무 그루터기에서 자라는 상황(桑黃)버섯도 아주 귀한 약재로 쓰인다.

뿌리는 호흡기 질환과 신경통, 이뇨 등에 효과가 있으며, 나무는 활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고 한다.
뽕나무는 작은 나무로 알기 쉬우나 자르지 않고 그대로 두면 지름 1m가 넘는 아름드리가 되며, 겉껍질은 세로로 깊게 갈라지고 속껍질이 노란 것이 특징이다.

나무의 속은 황색 빛을 띠고 있어서 독특한 정취가 있고 단단하며 질기고 잘 썩지 않는다.

뽕나무는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는 나무이지만, 요즘엔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되서 점점 설자리를 잃고 흔하게 볼 수 없는 나무로 우리 곁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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