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선출안과 10명의 혁신비대위원 추천안을 박수로 추인했다.
비상대책위원에는 내부 인사로 당연직인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을 비롯해 김영우 의원과 이학재 의원 등 5명, 외부인사로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유병곤 전 국회 사무차장,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민세진 동국대 교수, 임윤선 변호사 등 5명이 각각 임명됐다.
새누리당은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체제가 공식 출범하면서 4.13 총선(20ㄷ0 총선) 참패 후 김무성 전 대표 등 지도부가 사퇴한 지 50일 만에 지도부 공백 사태를 해소하게 됐다.
새누리당 혁신비대위는 향후 열릴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꾸려질 때까지 최고위원회의의 기능을 맡게 되며, 4.13 총선 참패 후 겪은 내홍(內訌) 수습과 당 혁신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공식 선출 절차가 끝난 뒤 인사말을 통해 “지난 4.13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얻지 못한 결과를 탓할 때가 아니다. 새누리당이 국민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는 것을 지난 총선을 통해 알았고 집권여당으로 이점을 더 부끄러워 해야 하며, 상실감과 패배의식에만 계속 빠져있을 수는 없다”며 “왜 이렇게 되었는가를 철저히 반성하고 이를 고치는 혁신을 통해 다시 일어서야 한다. 국민은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에게 보수집권여당의 책임감과 국민을 더 잘 살게 하고, 행복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이 점을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20대 국회에서는 국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고, 국민이 조금 더 넉넉하게 보다 더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집권여당의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한다”며 “또 하나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하나 된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이었다. 국민들은 새누리당에게 ‘더 이상 싸우지 마라’, ‘제발 정신 차리라’고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정략적 파당과 이로 인한 갈등은 국민이 바라는 정치의 모습이 아니다. 스스로 계파가 있다 없다를 논하기 전에 국민들의 눈에 그렇게 보인다면 새누리당의 그런 퇴행적 모습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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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반성과 혁신의 길이 쉽지는 않을 것이지만 당이 고쳐야할 부분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다. 이번 혁신의 기회를 놓친다면 국민의 신뢰를 영원히 놓칠 수 있다는 강한 위기의식이 필요하다”며 “새누리당의 혁신은 스스로 치부를 드러내고 고치는 용기와 실천이며 이를 통해 반드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단초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4.13총선에서 국민들이 새누리당에 보낸 뜻을 되새겨 철저하게 자기반성하지 않으면 다음 대선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민생, 통합, 혁신은 다음 대선을 향한 새누리당의 키워드가 돼야 할 것이고, 우리 모두 대선까지는 항상적인 비상의 체제라 생각하고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의 혁신이라는 두 글자가 더 붙어 잇는 것은 지금이 단순한 비상시기가 아니라 당명만 빼고는 모두 다 바꿔야한다는 절박함을 의미한다”며 “당의 혁신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제안하고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