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의원은 27일 자신의 홈페이지(www.wonhyeyoung.or.krㆍ바로 가기 클릭)를 통해 지난 24일 오후 4시 서울 프레스센터 20층에서 개최한 ‘생명 농사꾼’ 아버지 원경선(96) 옹과의 60년 동행(同行) 기억과 일화를 담아낸 자전적 에세이집 <아버지, 참 좋았다> 출판기념회 후기를 통해 “참석해 주신 많은 분들게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아흔 일곱의 고령임에도 행사장에 오셔서 함께 기쁨을 나눈 아버지가 오셔서 너무나 행복했다”면서 “집 없고 굶주린 사람들을 불러들여 ‘함께 살아보자’며 공동체를 꾸려온 부모님 덕에 어릴 때부터 공동체 생활을 해오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또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원 의원은 “공동체를 이끌며 힘들 때면 ‘함께 살아보자’고 독려하면서도 그냥 사는 게 아니라 제대로 잘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 아버지는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라 옳은 게 좋은 것’이라며 원칙을 지키며 사는 모습을 제게 보여주셨다”며 “그저 오래 곁에 있어주신 것만도 복인데, 값진 인생철학을 물려주셨으니 정말 큰 복을 받은 셈”이라고 했다.
원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제가 가장 우선해야 할 가치를 알려주신 분도 아버지“라며 “유기농이란 게 자연을 존중하고, 생명을 살리는 농업인데, 아버님은 정치도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라고 하셨다”면서 “정치의 근본은 생명을 존중하는 것으로, 자신이 구상하는 생활정치, 민주화란 ‘존중’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생명에 대한 존중과 공동체의 정신은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오늘날에 더욱 중요한 화두”라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 함께 살면서 추구해야 할 정의와 공동 선(善)의 추구는, 어렵고 힘들던 시절 속에서 빛을 발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이기에 생겨날 갈등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기에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한 가치라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님을 통해 이런 가치를 조금 일찍 깨달을 수 있었다”며 “어린 시절엔 공동체 안에서 사는 게 힘들고 또 창피해서 불평도 많이 했지만,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 안에서 함께 먹고 자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또 “부모님이 오랜 시간 곁에 있어주신 덕에 찬찬히 꼼꼼하게 두 분의 삶을 지켜볼 수 있었던 점도 제겐 커다란 복이었다”며 “사람들이 저를 기념행사 때마다 ‘복 받은 사람’이라 했던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요즘은 더욱 욕심이 난다”며 그 이유에 대해 “‘백수연’이라는 게 백세 때 하는 게 아니고, 한자로 일백 백(百) 자에서 날 일(日) 자 빼고 흰백 백(白) 자로 아흔 아홉에 하는 거여서, 앞으로 2년 후면 제 아버님의 연세가 아흔 아홉이 되시는 만큼 그 때도 좋은 분들 모두 모시고, 아버님 백세 잔치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고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아버지 원경선 옹의 건강 장수를 기원했다.
원 의원은 앞서 <아버지, 참 좋았다> 출판기념회 전날인 23일 행사 소식을 전하면서 “책을 내놓은 게 사실 편하지만은 않다”며 그 이유는 “사실 조금 뜬금없기도 하고, 시기적으론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어떤 의도’가 담긴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오래 전부터 준비한 책으로, 여기저기서 아버지 얘기도 많이 했고, 이젠 내 얘기도 정리해둬야 할 것 같아 시기가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아버지의 얘기를 건네는 이유는 ‘시작’을 잊지 않기 위함이며, 언제나 그렇지만, 저에게 아버지는 시작과 같다”면서 “쓸모없는 쇠를 쓸모 있는 연장으로 만드는 풀무질처럼 사람을 만드는 풀무질을 위해 전쟁 고아, 갈 곳 없는 사람들과 함께 농장을 꾸려 생활하고, 농약과 화학비료를 써서 짓는 농사는 간접 살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한국 최초의 유기농을 시작한 분이 제 아버지이고, 또 ‘좋은 것이 좋은 게 아니라 옳은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걸 실천으로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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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의원은 “운동을 할 때도, 정치에 나서겠다고 할 때도 제게 들려주신 건 항상 ‘옳은 것을 하라’는 말씀이었다”며 “대학시절 데모하는 저를 말리려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교수님께 ‘어떤 불이익을 당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데모를 하는 게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는 게 더 중요하지 않느냐’며 돌려보냈고, 정치를 하겠다고 찾아온 아들을 향해 ‘불의와 타협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돈에 끌려 다니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만 물으셨기에 ‘아버지는 곧 시작’과 같은 등식이 성립되는 것”이라고 했다.
원 의원은 “아버지의 뜻을 따라가고자 애썼지만 얼마만큼 부합하는 삶을 살았는지 책을 쓰며 정리해보고 싶었고, 아버지의 삶을 기억하고, 그간의 제 삶을 기록하면서 ‘시작’을 재확인하고 싶었다”며 “출판기념회는 ‘축하받는 자리’가 아니라 ‘다짐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4일 열린 원혜영 의원의 자전적 에세이집 <아버지, 참 좋았다> 출판기념회에는 김원기 전 의장님을 비롯해 박희태 현 국회의장, 정세균 민주당 전 대표,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 대표, 손학규 상임고문, 김진표 의원, 정범구 의원, 이부영 전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을 비롯해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석해 축하했으며, 부천필코러스, 가타동아리 낮은음자리, 소리꾼 장사익 씨의 축하공연으로 성황리에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