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의 문턱쯤 찾았던 부천시 춘의동 462일대 추모공원 건립부지를 28일 오후 1시35분께 또 찾았다.

작년 이맘 때도 그러했듯이 따가운 햇살아래 벼이삭이 차츰 황금빛으로 변해가는 들녘은 전형적인 농촌 풍경이다.

작년에 만났던 반가운 손님(?)도 그 자리에 '그림처럼'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바로 백로떼 였다.

S가든 맞은편에 우뚝 서 있는 소나무 위에는 백로 4마리가 한가로이 앉아 있다가 낯선 방문객을 보고 고개를 쭉 빼며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날 눈에 들어온 백로는 모두 5마리였다.

백로떼가 소나무에 앉았다가 느릿느릿 날개짓을 하며 코 앞 논두렁에 내려 앉아 먹이감을 찾아 배를 불린 뒤 여름과 가을 두 계절을 나고 가는 이곳은 지난 2005년 2월초 부천시가 화장시설과 납골당을 갖춘 시립 추모공원 건립 예정지로 전격 발표하면서 찬반 여론이 들끓으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곳이다.

서울 궁동으로 넘어가는 산마루 고개를 사이에 두고 추모공원 건립부지 맨 위쪽에 들어선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건설 701구간의 공사현장 사무소에서는 석재와 시멘트 골조 등을 실어 나르는 대형 트럭이 연신 요란한 엔진소리를 내며 앞으로 다가올 이곳의 '개발 파고(波高)'를 예고하고 있지만 가을로 가는 들녘은 인적조차 뜸해 한적한 분위기였다.

추모공원 건립부지 초입에는 부천식물원으로 넘어가는 오르막길 옆 논두렁을 사이에 두고 오랜 세월 이곳을 굽어보며 자란 미류나무 한 그루에는 화장장 건립반대 목소리를 담은 현수막들이 질끈 동여매인 채 우뚝 서서 지하철7호선 연장건설 701공구 현장 사무소를 마주보고 있다.

2007년 여름이 다 지나가고 있는 이즈음, 이날 본 백로 5마리가 가을 한철을 더 보내면 이곳에서의 보내는 마지막 보금자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만 가고 있다.

추모공원 진입도로 기본·실시설계 용역 계약 체결

한편 부천시는 시의회에서 논란과 진통 끝에 추경예산에 반영된 원미구 춘의동 304~ 462번지 일원 ‘추모공원 진입도로 개설공사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계약’을 오는 30일 수성엔지리어링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예산 2억776만원을 들여 실시하는 이번 용역은 길이 0.35km, 폭 25m(4차로)의 추모공원 진입도로 개설에 따른 기본 및 실시설계로, 관련계획 검토 및 현황조사 비교 검토와 도시계획, 노선, 환경성, 재해 영향 평가, 설계도서 작성 및 인허가 도서 작성 등 내년 7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