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1980년대 주먹계 대부로 불리며 양은이파, OB파와 함께 전국 3대 폭력조직 중 하나인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 씨가 5일 새벽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향년 64세.

김 씨는 그동안 갑상샘 치료를 위해 2010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해 3월부터는 호흡곤란 증세로 중환자실로 옮겨진 뒤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인공호흡기로 연명하다 이날 오전 0시42분께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의 시신은 유족의 요청에 따라 이날 새벽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으로 옮겨졌고, 빈소는 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됐다. 장례는 4일장으로 오는 8일 발인이다.

김태촌 씨는 지난 1975년 전남 광주 폭력조직인 ‘서방파’의 행동대장으로 몸을 담아 1977년 서울로 자신의 무대를 옮기던 중 여러 군소 조직들을 제압하며 힘을 키우면서 서방파의 세력을 나주, 영광, 해남, 목포, 진도 등으로 폭넓은 조직원을 보유했다.

당시 양대 폭력조직은 김태촌 씨가 두목으로 있는 ‘서방파’와 조양은 씨가 이끄는 ‘양은이파’였다.

특히 김 씨가 세간의 화제를 모으게 됐던 결정적인 사건은 1986년 조직원들을 앞세워 뉴송도 호텔 나이트클럽 사장 살해사건으로, 당시 검찰은 김씨에게 1심과 2심 재판 모두 사형을 구형했을 정도로 잔혹한 범죄로 기록됐다.

김 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5년에 보호감호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지난 1989년 폐암 진단을 받고 형 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1992년에는 300여명 규모의 전국구 폭력조직인 ‘범서방파’를 결성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는 등 줄곧 수감생활을 했고, 그 과정에서 1998년에는 한때 인기를 누렸던 가수 이모씨와 ‘옥중 결혼’까지 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