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오정서 범죄예방대응과에 따르면 고령층의 절도 사례를 보면, 마트 매장에서 식품을 슬쩍 담고 계산을 하지 않고 나가다가 적발되거나, 가게 앞에 있는 공병이나 폐지를 줍다가 주인의 신고로 붙잡히는 등 대다수가 생계형 절도 범죄들로, 노인층의 생계형 절도 범죄는 갈수록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상위권으로 65세 이상 노인 10명 가운데 4명이 빈곤층에 속하며, 문제는 경제적 능력 없이 혼자 사는 고령층이 늘어나면서 생계형 절도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부천오정서 통계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4월까지 65세 이상 노인들의 절도 범죄는 13건에 불과했으나, 2023년 같은 기간에는 17건으로 소폭 상승했고, 올해 같은 기간에는 33건으로 전년 대비 약 100%가 증가했다.
특히 총 절도 범죄 131건 중에서 고령층 소액 절도가 33건으로 25%에 이르는 등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고령층 생계형 절도 범죄자들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생계가 끊기면서 더 큰 빈곤에 시달리고, 이로 인해 다시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이 커지고, 엄하게 처벌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다시 절도를 되풀이 함에 따라 처벌만으로는 재범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부천오정경찰서는 고령층 생계형 절도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형사정책적 접근이 아니라 사회복지적 측면에서 접근해 범행 동기를 해소해 주는 이른바 ‘맞춤형 정책’을 펴고 있다
부천오정서는 지난 3월부터 생계형 절도범죄를 저지른 노인들을 일일이 방문해 면담을 통해 범죄 원인을 파악한 후 생계 지원ㆍ교육ㆍ치료 등 노인들이 처한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노인들 중 구직 의지가 높은 사람들은 부천시 일자리지원과 및 부천시 일드림센터와 협업을 통해 공공일자리 사업을 연계,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있다.
실제로, 거동이 불편하지만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연명하던 A씨(79)와 혼자 거주하며 생활수급비가 모자라 고물을 줍고 다니는 B씨(65) 등은 공공일자리에 참여하면서 “하루종일 고물과 폐지를 주우러 다니던 예전보다 정해진 시간에 청소를 하며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일이 너무 만족스럽다”며 “다시는 남의 물건에 손을 대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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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일드림센터 김동숙 컨설턴트에 따르면 부천오정경찰서에서 연계해준 두 분을 처음 봤을때 말도 어눌하고 거동도 불편해 계속 일하기 힘들 것 같은 선입견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청소와 같은 허드렛일도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고 표정도 상당히 밝아져서 센터 입장에서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했다.
부천오정서는 이처럼 고령층 생계형 절도를 예방하기 위해 면담을 통해 눈높이를 맞춘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폐지를 줍는 노인들에게 교통안전조끼ㆍ팔토시 등을 제공해 교통사고 예방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전순홍 부천오정경찰서장(총경)은 “고령층 생계형 절도범죄는 고령화와 경제적 빈곤이 결합한 사회적 문제로,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 사회안전망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