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왕사 주지 영담 스님은 이날 오전 10시 육화전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法要式)에서 봉축사를 발표했다.
영담 스님은 이날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날 봉축 법요식에서 봉축사를 통해 부처님의 탄생게(誕生偈)인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 삼계개고(三界皆苦) 아당안지(我當安之)’에 대해 “본래의 삶은 존귀한 삶이고, 무명속에 가려서 괴로움의 세계에서 벗어나서 편안한 세계에 드는 것으로, 중생 스스로가 가장 존귀한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담스님은 “어리석음을 떨쳐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고통속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사바세계를 고해, 즉 괴로움의 바다라고 하는 것”이라며 “어리석음만 떨쳐버리면 부처님 세계에 이르게 되고 부처님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담스님은 “부처님께서 설(說하신 수없는 말씀의 핵심은 바로 ‘참 나’를 바로 보라는 말씀”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영담스님은 “그동안 온갖 ‘거짓된 나’에 집착하며 살아왔고, ‘거짓된 나’의 허상 속에 부귀를 쫓고 공명을 쫓으며 사람들을 짓밟고 욕하며 탐(貪)ㆍ진(瞋)ㆍ치(癡) 삼독(三毒)의 화택(火宅)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다”며 “이 고통의 불바다에서 중생들에게 ‘참된 나’를 바로 일깨워주기 위하여 부처님께서는 오늘 이 땅에 오신 것”이라고 말했다.
영담 스님은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우리의 뜻과는 상관없이 외세에 의해 모든 국민이 괴로움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고, 분단의 아픔에서 벗어나는가 싶더니 다시금 본래로 돌아가는 듯해 괴롭다”며 “분단의 아픔에서 벗어나 환희 물결이 넘쳐 백두산과 한라산이 하나가 되고, 금강산과 지리산이 서로서로 손을 잡고 하나가 되어 세계에서 으뜸가는 우리 민족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영담스님은 “하루빨리 무명에서 벗어나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잘 나고 못남이 둘이 아닌 청정의 세계가 되어 둘로 갈라진 우리 민족이 하루 빨리 하나가 되어 하나가 둘이요, 둘이 하나인 세계가 되도록 하기 위해 힘차게 정진하자”고 덧붙였다.
영담스님은 “부처님께서 오신 진면목을 잘 보시고 어려운 이웃, 어려운 세계를 향하여 따뜻한 손을 내밀어 세계일화(世界一花)의 꽃이 활짝 피어 기쁨과 기쁨속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며 살아가는 중생세계가 되도록 하는 것이 ‘참 나’의 진면목을 보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불기 2563년(2019년) 부처님 오신날 석왕사 주지 영담스님 ‘봉축사’ 전문(全文)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 삼계개고(三界皆苦) 아당안지(我當安之)’라 하셨습니다. 천상천하에 오직 홀로 존귀하니 내가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
삼계가 다 괴로움의 바다라 하셨습니다. 삼계란 욕계와 색계 그리고 무색계를 말하는 것으로써 욕계는 탐욕이 많아서 정신이 흐리고 거칠며, 물질에 속박되어 어리석게 살아가는 중생들로 구성되어 있는 세계입니다.
이 욕계에는 흔히 말하는 지옥ㆍ아귀(餓鬼)ㆍ축생(畜生)ㆍ아수라(阿修羅), 인간의 세계와 천(天)의 세계로 나뉘는 6도(六道)가 있고, 또 욕계의 세계에는 재욕(財慾)ㆍ색욕(色慾)ㆍ식욕(食慾)ㆍ명예욕(名譽慾)ㆍ수면욕(睡眠慾)인 다섯 가지 오욕락이 있는데, 오욕락을 중생들은 즐거움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즐거울 락자를 붙여서 다섯 가지 즐거움이라 합니다. 이러한 욕심이 꽉 차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꽉 차있는 욕심 때문에 항상 산란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되고, 다른 이를 헐뜯고 비방하고 욕되게 하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끝도 한도 없이 욕심을 가지고 살고 있으니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다음으로는 색계의 세계를 말하는데, 욕심은 떠났지만 아직 마음에 맞지 않는 것에 대하여 거부감을 일으키는 미세한 진심(瞋心), 즉 화내는 마음이 남아 있는 세상의 중생들이 많은 세계입니다.
그러니 오늘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묻지마 살인하는 일이 자주 있고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등 이루 말 할 수 없는 험악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세계를 색계라 합니다.
무색계는 탐욕과 진심이 모두 사라져서 물질의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아직 ‘나(我)’라고하는 아만심을 버리지 못하여 정신적인 장애가 남아 있는 세계입니다.
중생이 사는 세계 가운데에 그나마도 가장 깨끗한 세계로써 미세한 자아의식으로 인한 어리석음만 떨쳐버리면 부처님 세계에 이르게 됩니다. 그리고 부처님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리석음을 떨쳐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고통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루 하루가 고통인 것입니다. 잠을 자도 악몽에 시달리며 고통을 받고 있고, 다니면서도 고통속에서 헤메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바세계를 고해, 즉 괴로움의 바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불자 여러분!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는 것은 결국 이러한 고통속에 있지만 본래의 삶은 존귀한 삶이라는 것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입니다.
삼계개고 아당안지(三界皆苦 我當安之)는 본래 존귀한 삶이 무명속에 가려서 괴로움을 받고 있는 것이 삼개개고요, 본래 바른 삶을 찾아 괴로움의 세계에서 벗어나서 편안한 세계 즉 부처님의 세계에 드는 것이 아당안지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중생 스스로가 가장 존귀한 것이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 입니다.
불자여러분!
지금 우리 민족은 우리의 뜻과는 상관없이 외세에 의하여 모든 국민이 괴로움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분단의 아픔에서 벗어나는가 싶더니 다시금 본래로 돌아가는 듯하여 괴롭고 또 괴롭습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분단의 아픔에서 벗어나 환희 물결이 넘쳐 백두산과 한라산이 하나가 되고 금강산과 지리산이 서로서로 손을 잡고 하나가 되어 세계에서 으뜸가는 우리 민족이 되기를 기원합시다.
불자 여러분!
중생이 부처요, 부처가 중생인즉 둘이 아닌 세계가 깨달으면 부처 즉 부처님의 세계요, 무명속에 있으면 중생 즉 중생 세계인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본래 생사를 초월하셔서 오고 감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중생들은 오고감이 없이 우리 곁에 항상 계시는 부처님을 보지 못하고 멀리서 찾고 있으니 부처님께서 보시면 얼마나 어리석고 우매한 인생살이 이겠습니까.
하루빨리 무명에서 벗어나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잘 나고 못남이 둘이 아닌 청정의 세계가 되어 둘로 갈라진 우리 민족이 하루 빨리 하나가 되어 하나가 둘이요, 둘이 하나인 세계가 되도록 하기 위하여 힘차게 정진합시다.
불자 여러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시어 세수 80세에 쿠시나가라 사라쌍수 아래서 열반에 드셨습니다.
왕자의 지위로 태어나셨지만 보장된 부귀영화를 홀연히 버리시고 평생을 길에서 바루 하나 지니고 사셨습니다.
열반에 드시기 전까지 45년 동안 이 땅에 머무시면서 중생들의 근기(根機) 따라 수없이 많은 말씀과 방편으로 한없이 많은 법문을 설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수없는 말씀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참 나’를 바로 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온갖 ‘거짓된 나’에 집착하며 살아왔습니다. ‘거짓된 나’의 허상 속에 부귀를 쫓고 공명을 쫓으며 사람들을 짓밟고 욕하며 탐(貪)ㆍ진(瞋)ㆍ치(癡) 삼독(三毒)의 화택(火宅)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이 고통의 불바다에서 중생들에게 ‘참된 나’를 바로 일깨워주기 위하여 부처님께서는 오늘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이러한 부처님께서 오신 진면목을 잘 보시고 어려운 이웃, 어려운 세계를 향하여 따뜻한 손을 내밀어 세계일화의 꽃이 활짝 피어 기쁨과 기쁨속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며 살아가는 중생세계가 되도록 합시다. 그것이 ‘참 나’의 진면목을 보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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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오늘 불기 2563년 봉축 법요식을 맞이하여 자리를 함께하여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과 불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오늘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운이 늘 가득하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3년 음4월 초파일
석왕사 주지 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