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이 서울대 병원에서 이날 오전 9시52분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뇌종양을 발견해 올해 초 수차례 뇌수술을 받았으며, 통원 치료를 하다가 최근 상태가 악화하면서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조용하고 간소하게 장례를 치르기를 원했던 고인의 유지와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가족장을 치르기로 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은 LG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맏손자, 구자경 LG 명예회장(93)의 4남2녀 중 첫째로 1945년 경남 진주시 지수면에서 태어났고, 연세대학교, 미국 애슐랜드 대학교를 졸업했다.
고인은 1975년 럭키(현 LG화학) 심사과 과장으로 입사해 첫 근무를 시작했고, 이후 영업, 심사, 수출, 기획 업무 등을 거치면서 20여년간 실무경험을 쌓은 뒤 1981년 LG전자 이사로 승진했고 1984년 LG전자 일본 도쿄 주재 상무를 거쳐 1986년 회장실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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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LG그룹 부회장에 오른 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으로 선임됐고, 부회장 재직 당시부터 ‘럭키 금성’이었던 그룹명을 ‘LG’로 바꾸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1995년 2월 50세의 나이에 부친인 구자경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은퇴하며 LG그룹 제3대 회장에 취임해 2003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LG가 출범하면서 지주회사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왔다.
고인은 23년간 LG그룹을 이끌면서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등 3대 핵심 사업군을 육성했고, 자동차부품 및 차세대 디스플레이. 에너지와 바이오 등 미래먹거리도 발굴하는 등 특유의 끈기와 결단의 리더십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LG로 우뚝 세우며 영속기업 LG의 기반을 탄탄히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딸만 둘을 둔 구본무 회장은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자였던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2004년 입적했으며, 구본무 회장의 경영권은 LG 가문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아들 구광모(40) LG전자 상무가 물려받게 된다. ㈜LG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구광모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키로 하고, 다음달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